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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드라마 <그 해 우리는> 읽기(로맨스,입체적 서사,영상미와 음악)

by view4003 2025. 4. 9.

K-드라마 &lt;그 해 우리는&gt;읽기 관련 사진

K-드라마 <그 해 우리는>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방영되며 섬세한 감성과 공감 가는 서사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과거 고등학생 시절 다큐멘터리로 인연을 맺은 두 남녀가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감정의 결을 깊이 있게 표현한 점에서 기존 청춘 로맨스물과는 차별성을 가집니다. 본문에서는 이 드라마가 가지는 내러티브적 강점, 감정의 흐름, 그리고 인물 간의 입체적 관계를 중심으로 심층 분석하겠습니다.

1.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로맨스

<그 해 우리는>은 전형적인 로맨스 구도에서 벗어나, 현실 연애에서 겪을 수 있는 미묘한 감정과 관계의 어긋남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주인공 최웅(최우식 분)과 국연수(김다미 분)는 고등학교 시절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인물로 처음 인연을 맺습니다. 성적 최하위인 최웅과 전교 1등인 국연수가 다큐멘터리 촬영을 계기로 얽히게 되며, 처음에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하지만 점차 진심을 알아가며 연인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단순한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현실적인 이유와 서로의 상처, 그리고 말하지 못한 감정들이 겹치며 두 사람은 이별하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 다큐멘터리 후속 촬영을 계기로 다시 만나면서 묵혀 있던 감정이 서서히 드러나게 됩니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강점은 이러한 감정의 변화를 빠르게 혹은 극적으로 처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느리고 천천히 흘러가는 전개를 통해, 인물들의 내면 변화와 갈등을 사실적으로 보여줍니다. 시청자는 마치 그들의 일기를 엿보듯, 조심스러운 감정의 파동을 따라가게 됩니다. 이러한 구성은 현대의 바쁜 리듬 속에서도 깊은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2. 캐릭터 중심의 입체적 서사

이 작품은 단순히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만을 중심으로 전개되지 않습니다. 주변 인물들 또한 독립적인 서사와 감정선을 갖고 있어, 전체적인 이야기의 밀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웅의 절친이자 매니저인 김지웅(김성철 분)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친구로서 최웅과 국연수를 바라보며 그들 사이에 놓인 또 다른 감정 축을 형성합니다.

김지웅은 국연수를 짝사랑하며 친구의 관계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살아온 인물로, 그의 내면적 고뇌와 외로움은 드라마의 정서적 깊이를 더해줍니다. 또한, NJ(노정의 분)이라는 인기 아이돌 캐릭터는 겉보기엔 화려하고 자신감 있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외로움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깔려 있어 인상적인 인물로 기억됩니다.

각 인물은 그들만의 결핍과 상처를 안고 있으며, 서로의 관계 속에서 그것을 드러내거나 치유해 나갑니다. 특히 최웅은 예술가로서의 고독과 가정 문제로 인한 내면의 상처를 안고 있고, 국연수는 경제적 어려움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인해 늘 외부에 강해 보이려 노력합니다. 이처럼 입체적으로 설계된 캐릭터들은 단순히 이야기의 장치가 아닌, 실제 살아 숨 쉬는 인물처럼 느껴집니다.

이러한 서사 구조는 시청자로 하여금 누구 하나를 ‘주인공’으로 단정짓지 않게 하며, 모든 인물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게 만듭니다. 그래서 <그 해 우리는>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성장과 관계, 상실과 회복을 다룬 복합 감정 드라마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3. 영상미와 음악이 만든 감성적 몰입

이 드라마가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영상미와 음악의 조화입니다. 촬영 기법과 색감, 화면 구성은 마치 한 편의 독립 영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플래시백을 활용한 회상 장면이나 클로즈업 촬영은 인물의 감정을 더욱 가까이에서 전달하며, 시청자에게 마치 주인공의 감정을 직접 경험하는 듯한 몰입감을 줍니다.

또한 OST 역시 작품의 감성을 풍부하게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합니다. BSS의 'Drawer', 하이니의 ‘우리가 헤어져야 했던 이유’, V의 ‘Christmas Tree’ 등은 드라마의 주요 장면과 어우러져 감정선을 고조시키는 데 탁월한 역할을 합니다. 음악은 때론 대사를 대신해 인물의 마음을 설명하며, 서사적 요소로서 기능합니다.

이러한 영상과 음악의 조화는 단순한 배경이나 보조적 수단이 아니라, 이야기 자체를 구성하는 중요한 축으로 작용합니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보다 시각적·청각적 언어로 표현한 점은 <그 해 우리는>을 단순한 드라마에서 예술적 콘텐츠로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습니다.

또한 ‘기억’과 ‘시간’이라는 개념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방식도 인상 깊습니다. 인물들이 함께한 공간,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찾은 장소, 같은 위치에서 찍힌 다른 시간의 장면 등은 시청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이는 결국, 한 사람과의 시간이 우리 인생에 어떤 의미를 남기는지에 대한 성찰로 이어집니다.

 


<그 해 우리는>은 청춘 로맨스라는 장르 안에서, 감정과 시간, 상처와 성장이라는 주제를 조화롭게 담아낸 섬세한 작품입니다.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한 시절을 함께한 사람들이 다시 마주하며 관계를 회복하고 스스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 드라마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 해'의 감정을 다시 떠올리게 만듭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정서적 깊이와 섬세함을 갖춘 K-드라마들이 더욱 주목받기를 기대합니다.